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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주말시대]2박 3일에 ‘뚝딱’… 도쿄 ‘밤도깨비 여행’

입력 | 2002-09-05 16:21:00


《일본 도쿄(東京) 밤도깨비 여행. 금요일 새벽 출발, 일요일 밤 늦게 도착하는 ‘도깨비’같은 일정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인천공항∼일본 하네다(羽田)공항 왕복 항공권, 비즈니스급 호텔 2박과 조식을 포함한 가격이 39만9000원. 도쿄에서 무엇을 보고, 먹고, 어떻게 즐기느냐는 순전히 여행자 개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 최근 이 여행상품을 이용해 일본에 다녀온 현대모비스 부품수출부 송현승씨(27·여·사진 왼쪽)의 실속있는 2박3일 일정을 소개한다. 현승씨는 언니 찬용씨(29·의정부 국제크리스챤학교 교직원), 미국인 친구 크리스토퍼 마틴(27·주한미군 법무관)과 동행했다. 직장에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해 토요일에 쉬는 이들은 금요일 하루만 직장에 월차를 냈다.》

●첫째날:긴자(銀座)→아카사카(赤坂)→롯폰기(六本木)

일본의 스시

오전 3시10분 인천공항 출발, 오전 5시20분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긴자 인근의 하마마쓰초(濱松町)역까지 간 뒤(소요시간 22분) 택시를 타고 숙소인 신바시 아타고야마 도큐인 호텔에 갔다.

호텔 체크인 전인 이른 시간이어서 짐만 맡긴 뒤 부근 커피숍에서 크로아상과 카페라테로 아침식사를 했다. 일본 회사원들의 상쾌한 출근풍경을 창밖으로 내다볼 수 있었다. 걸어서 긴자로 갔다. 유명한 쇼핑장소인만큼 골목길에는 루이뷔통, 구치 등 명품숍들이 죽 늘어서 있고, 보석을 판매하는 상점과 화랑도 많다.

자동차와 전자제품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우리 일행은 ‘소니(SONY)빌딩’에 갔다. 소니사의 각종 최신 전자제품은 물론, 신작 게임소프트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다. 자동차 쇼룸(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장소)인 ‘닛산 갤러리’의 붉은색 소형 자동차는 깜찍했다.

일본 여행책자에 소개된 40년 전통의 라면집 ‘라멘 나카모토’를 찾아가 점심식사를 했다. 일본식 된장으로 간을 맞춘 미소라멘과 돼지고기를 덩어리로 익혀 얇게 썰어 얹은 차슈멘을 먹었다. 오후 2시경 호텔 체크인 후 낮잠을 두어시간 자고, 밤의 환락가인 아카사카로 갔다. 스시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화려한 야경이 펼쳐졌다. 아카사카에는 영국 버킹엄궁을 모방해 만든 ‘영빈관’과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닮은 ‘도쿄 타워’가 있다. 롯폰기에는 디스코텍이 모여있으며 이국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둘째날:신주쿠(新宿)→하라주쿠(原宿)→시부야(澁谷)

패션일번지 하라주쿠

오전 8시 호텔을 떠나 JR을 타고 신주쿠역으로 갔다. 신주쿠의 명물이라면 단연 ‘도쿄 도 청사’와 ‘NS빌딩’이다. 도 청사의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45층 전망대에 올라가니 도쿄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도 청사를 나와 신주쿠역쪽으로 걷다보면 정사각형 모양의 NS빌딩이 나오는데, 높이 29m의 세계 최대 추시계가 볼거리다.

인테리어 관련 쇼룸인 ‘오존’에서는 주방기구를 구경했다. 카메라 전문매장으로 PC, 가전제품 등을 모두 싸게 판매하는 ‘요도바시 카메라’에서는 명함 크기로 사진이 찍혀 나오는 폴라로이드 카메라(7000엔)를 구입했다.

점심식사는 신주쿠의 한 아케이드 지하에서 인도 카레 뷔페로 했다. 1인당 가격은 900엔.

‘요요기공원’을 지나 도착한 도쿄 최대의 신사 ‘메이지진구’에서는 일본 전통혼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일본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신랑,신부는 ‘비 더 레즈(Be The Reds)’월드컵 티셔츠를 나란히 맞춰입은 우리 일행을 오히려 흥미롭게 쳐다봤다.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거리 하라주쿠는 상당히 얌전해졌다. 3년전 언니와 도쿄를 방문했을 때는 높은 굽의 부츠, 미니스커트, 요란한 화장 등이 유행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본 하라주쿠의 여성들은 단화를 신고, 치마도 무릎 선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차분하게 입었다. 화장도 한 듯 안 한 듯한 내추럴 메이크업이 강세였다. 일본식 데리야키로 저녁식사를 한 뒤 쇼핑천국 시부야를 구경했다. DIY용품과 각종 문구를 파는 ‘도큐핸즈’에는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품이 많다.

●셋째날: 우에노(上野)→아키하바라(秋葉原)→도쿄역

고쿄

오전 8시부터 우에노공원을 산책한 뒤 일본 최대 전자상가인 ‘아키하바라’에 갔다. 그곳에서 미국인 친구 마틴은 어학용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샀다.

도쿄역으로 가던 중 일본왕과 그 일가가 거주하는 ‘고쿄(皇居)’에 들렀다. 이곳의 메가네바시라는 이름의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온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 철도의 중심지인 ‘도쿄역’ 쇼핑몰은 아기자기한 생활용품을 장만하기에 좋은 곳이다. 역 지하 아케이드에서 언니는 연한 갈색 우산(500엔)을 샀고,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캐릭터인 ‘토토로’ 상품점에서 열쇠고리를 샀다.

돈가스와 돈부리(덮밥)로 점심,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9시쯤 호텔에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향했다. 오후 11시30분 하네다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월요일 새벽 1시40분.

우리 세 사람은 여행사에 낸 39만9000원 이외에 1인당 7만원의 회비를 더 걷어 식사, 교통 등의 경비로 충당했다. 도쿄 밤도깨비 여행의 장점은 3일간을 아침부터 밤까지 꼬박 도쿄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것. 특별한 일정없이 도쿄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것에 만족할 수 있다면 걷기에 편한 신발 하나로도 준비물은 충분하다.

정리〓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여행사 권장코스…10만원 더 내면 하코네 온천 관광▼

높이 333m의 도쿄타워

일본 도쿄 밤도깨비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NTT여행사 윤희경 대리의 2박3일 권장코스는 다음과 같다.

첫째날:도쿄 하네다공항→하코네(箱根)→도쿄 신주쿠

둘째날:하라주쿠→오모테산도(表參道)→시부야→오다이바(お臺場)

셋째날:아사쿠사(淺草)→우에노→요코하마(橫浜)→하네다공항

여행 전 여행사에 미리 얘기하면 10만원의 추가비용으로 하코네를 관광하고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하네다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가이드가 전용버스로 안내한다. 2시간이면 도착한다.

하코네의 오와쿠다니(大通谷)는 3000년 전 산 내부에 갇혀있던 수증기가 폭발하면서 만들어낸 화구의 일부로 이 곳에서는 온천수로 삶은 새까만 달걀을 맛볼 수 있다. 유네산(Yunessun) 온천파크에서 온천욕을 한 뒤 도쿄 신주쿠에 와서 저녁식사를 하며 첫날 관광을 마친다.

둘째날 추천장소인 오모테산도는 서울 청담동과 비견되는 장소로 고급스런 상점과 노천카페 등으로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하라주쿠에서 걸어서 15분이면 된다.

오다이바는 도쿄 야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도쿄해안, 인공백사장, 최고급 현대건축물이 호화롭게 어울려 있다.

셋째날 아사쿠사에서 일본 전통 기념품을 구입한 뒤 JR 시나가와(品川)역에서 JR을 타고 요코하마에 가기를 권한다. 40분만에 도착한다. 야마시타(山下)공원 일대의 패션거리, 차이나타운을 구경하고 시간이 남으면 요코하마 경기장까지 볼 수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