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는 앞으로 지어질 아파트를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장단점을 정확히 꼬집어 내기는 어렵습니다. 동아일보는 매주 기자가 직접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립니다.
“특별한 게 없네요. 도대체 다른 게 뭐죠?”(기자)
“잘 좀 보세요. 주방만 해도 거실과 나란히 뽑아 확 트였잖아요.”(유정연 대리)
LG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 1가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용산LG에클라트’의 품평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유정연(柳姃延·29·사진) 대리는 LG건설의 6년차 디자이너. 에클라트는 유 대리 작품이다. 일반 아파트를 디자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한 달. 유 대리는 에클라트에 꼬박 두 달을 매달렸다. ‘역작(力作)’에 대한 문외한의 첫 마디가 ‘별 볼일 없다’였으니 발끈할 수밖에…. 에클라트는 오피스텔 962실과 아파트 310가구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분양이 끝났다. 아파트는 38평형과 47평형이 각각 64가구, 49평형 118가구, 59평형 64가구다.
유 대리의 설명이 시작됐다.
가장 큰 특징은 주방. 거실 바로 옆에 방 대신 주방을 들였다. 작은 방 2개는 거실과 마주보는 북쪽으로 밀어냈다. ‘주방은 북향, 방은 남향’이라는 공식을 뒤집은 셈.
“방보다는 거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고 있어요. 그렇다면 거실 생활을 지원하는 주방도 전면으로 끌어내야지요.”
건물구조상 거실과 주방 사이에 놓일 수밖에 없는 기둥을 장식장으로 처리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세탁실과 건조실을 한 곳에 설치한 것도 좋았다.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다른 곳으로 옮겨 말리는 수고를 덜어준다.
욕실 수납장은 벽에 홈을 파 넣은 매립형.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한 고민이 역력했다. 욕조 옆에 마련된 한칸짜리 계단은 안전사고 방지용이다. 내부가 생각보다 좁아 보이는 게 흠이었다. 유 대리도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주상복합은 일반 아파트와 달리 발코니를 넓게 설치할 수 없기 때문. 에클라트의 발코니 폭은 1m 안팎이다. 그나마 사다리꼴이다. 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명여고가 있던 곳이다. 주변에 생활편의시설이 별로 없다. 현장 바로 옆에 고가도로가 있어 소음이 만만치 않았다.
교통여건은 후한 점수를 줄만 했다. 지하철 4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이 현장과 닿아 있다. 분양가는 평당 950만∼1050만원. 인근 시세와 비슷하다. 품평회를 마치고 난 느낌은 서울 도심 근무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것이다. 02-783-4001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