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이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적 기술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합니다. 이번 주에 가장 큰 읽을거리로 소개한 ‘유혹의 기술’은 바로 그 유혹에 대한 진실을 짚어보는 책입니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유혹을 ‘현대사회를 읽는 키워드’로 규정했습니다. 그만큼 유혹은 남녀 관계 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문화, 사회 등 여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유혹의 기술을 압축한 이 책에서 말하는 유혹의 전제조건은 의외로 간단명료합니다. 유혹하고자 하는 대상이 개인이든 대중이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상대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거나 절대적인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만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이겠죠.
3면에 다룬 ‘먹거리의 역사’와 ‘숲의 서사시’는 식품과 나무를 통해 인류 역사와 문명의 진보를 풀어낸 책들입니다. 흔히 역사라고 하면 과거에 있었던 정치, 경제 또는 사회의 변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은 먹거리의 발전이나 삼림파괴의 단순한 연대기를 넘어서 독특하고 흥미롭게 인류문명의 변동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명문 종가를 찾아서’(7면)에서는 박제된 문화재로서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쉬는 종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모진 세월 속에서도 전통생활을 ‘행복하게’ 지켜가는 종부들의 꿋꿋한 모습이 감동을 전해줍니다.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수전 손택은 예술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기보다 예술자체로 경험하라고 조언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감성을 회복해야 한다. 더 잘 보고 더 잘 듣고 더 잘 느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해석에 반대한다·5면).
그런 감성을 복원하고 싶다면 강은교 시인의 시집(7면)과 만나보십시요. ‘시인들은 보통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 영감을 이끌어내는 창조자’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9월의 청명한 하늘 아래서 시를 읽으며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지배하는 도시의 삶에서 빼앗긴 영감과 감각을 되찾게 되시기 바랍니다.
고미석기자 출판팀장·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