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동위원소인 원자번호 14번 탄소(C-14)의 공동발견자인 화학자 마틴 케이먼(사진)이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 바버라의 자택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향년 89세.
가족들은 케이먼씨가 오랜 기간 방사성 연구에 몰두한 관계로 경미한 백혈병 증세를 보이면서 질병 저항력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케이먼씨는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에 재직 중이던 1940년 동료 화학자 새뮤얼 루빈과 함께 C-14를 발견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5700년의 반감기를 가진 이 방사성 동위원소는 모든 생명체의 근원인 탄소가 들어가는 주요 생화학 실험에서 물질의 행방 및 변화를 추적하는 데 쓰는 추적자(子) 역할을 한다. 또 인류학, 고고학, 지질학적 발견과 관련해 유기 물질의 연대를 추적하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케이먼씨는 좌파적 성향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중 정부 요원들의 감시를 받았고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지도 못했다. 오히려 C-14 발견 4년 뒤 보안상 위험한 인물로 지목돼 버클리대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그 뒤 1961년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 화학과 설립에 기여한 그는 남캘리포니아대에서 교수로 자리잡으면서 안정을 되찾았고 80년대까지 대학 강단을 지켰다.로스앤젤레스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