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군부대에서 술 취한 상사의 총에 맞아 숨진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건을 조사했던 군 헌병대가 사건 시나리오를 만들어 사병들에게 그대로 진술하도록 강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韓相範)는 당시 헌병대에서 조사를 받았던 같은 부대 사병 모씨가 “사건 당일 있었던 일을 몇 차례 써냈고 헌병대 수사관들이 이를 조합해 없었던 사실을 넣어 진술서를 만든 뒤 그대로 외워 쓰도록 강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6일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또 당시 사병들이 “헌병대 조사 이후 재수사를 나왔던 육군범죄수사단도 헌병대 조사기록을 펼쳐놓고 단순히 요약해서 베끼는 식의 형식적인 조사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