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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암웨이’ 지주회사 알티코그룹 밴 앤델회장 인터뷰

입력 | 2002-09-08 17:21:00

Steve Van Andel


구멍가게라도 동업은 힘들다. 하물며 규모가 큰 기업이라면 형제간에도 자주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다. 비즈니스 세계의 냉엄한 현실이다.

미국 미시간주 에이다에 본사를 둔 알티코 그룹은 이런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세계적 직접판매회사인 암웨이 등의 지주(持株)회사다. 양대 주주인 앤델 가문과 디보스 가문이 암웨이 설립(1959년) 후 43년째 함께 경영하면서 불협화음 없이 회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알티코 그룹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밴 앤델 회장을 만났을 때 가장 궁금했던 점도 ‘동업 성공의 비결’이었다. 앤델 회장은 공동창업자 제이 밴 앤델의 장남. 95년 부친의 뒤를 이어 암웨이 회장에 취임한 뒤 2000년 기업구조 개편으로 알티코가 출범하면서 지주회사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40년 이상 두 가문이 공동경영을 해왔고 2세대 경영자로 바뀐 뒤에도 갈등과 마찰 없이 회사가 잘 굴러온 배경은 무엇인가.

“창업자인 우리 부모 세대부터 두 가족이 자란 배경과 가치관이 거의 같다. 정직성, 성취의지, 파트너십 같은 것이다. 큰 가치관이 같다보니 작은 부분의 견해차는 별 문제가 안 된다. 또 우리는 어느 쪽이 결정을 내리든 이에 따른다. 누가 잘못했는가 따지기보다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에 항상 관심을 둔다.”

밴 앤델 회장은 두 대주주 가문 경영자는 서로 “거봐. 내 말이 맞지(I told you so.)”라는 말을 결코 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 6월12일까지 1년간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을 만큼 미국 경제계에서 비중 있는 기업인이다. 미국경제를 둘러싼 견해를 물어봤다.

-최근 미국 경기의 ‘이중침체’(더블 딥) 우려가 적지 않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잘 알지만 나는 낙관한다. 재고 금리 생산성 등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고 신규 자동차 및 주택구입 등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신뢰한다. 올 4·4분기(10∼12월)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플러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목표를 정할 때 좀 높게 정하는 것이 내 신념이기도 하지만….”

-미국 기업과 CEO들의 신뢰성에 대한 위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엔론이나 월드컴처럼 회계부정 문제가 불거진 기업은 모두 상장기업인데 경영능력 측정치가 오직 주가이다 보니 CEO가 주가 움직임에 지나치게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가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 결정을 단기안목에서 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생겼다.”

알티코 및 계열사들은 비(非)상장기업이다. 앞으로도 증시에 상장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상장 여부가 바로 장점, 혹은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 회사의 예를 들면 주주가 많지 않아 결정이 빠르고 관료주의가 적은 편이다. 또 상장기업은 분기별 실적에 신경 쓰다보니 18개월 뒤에 수익이 나오는 사업이라도 당장 다음 분기 적자가 예상되면 투자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할 수 있다.”

그는 “다만 상장기업은 월가에서 직접 자금을 끌어쓸 수 있지만 비상장기업은 부채형태로 자금조달을 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알티코 그룹은 지난해 미국 한국 등 세계 80여개국에서 41억달러(약 4조9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한국암웨이의 급성장세는 그룹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본보 7월29일자 B1면 ‘포커스’ 참조-직접판매산업의 전망과 과제는.“직접판매는 ‘인간관계’를 바탕에 깔고 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관계에 의한 판매방식이 중요해진다. 합법적 직접판매와 불법 피라미드 판매와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시켜 나가는 노력도 계속 할 것이다.”

에이다(미국)〓권순활기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