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장길수군(17)이 6일 오후 미국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를 찾아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머니의 생사확인을 요구하는 편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장군은 박길연 유엔주재 대사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된 이 편지에서 어머니가 총살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 대표부 직원은 후원자들과 함께 대표부 사무실을 찾아온 장군이 편지를 전달하겠다면서 박 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자 “담당 직원에게 전달하겠다”면서 밖으로 나가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북한 대표부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장군이 인터폰으로 거듭 간청했으나 안쪽에선 “우리는 그런 사람 모른다”는 말 이외에 다른 반응이 없었다.
장군이 “그렇다면 문틈으로 편지를 넣겠다”면서 편지를 밀어넣자 누군가가 곧 편지를 밖으로 밀어냈다. 장군은 편지를 다시 밀어 넣고 돌아섰다.
장군의 어머니는 99년 8월 탈북해 중국 은신처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다 2001년 3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은 같은 해 6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중국 베이징 사무소에 진입해 망명을 요청한 끝에 한국행에 성공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