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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피해]자원봉사자 체계적 배치 안돼 일손편중 심해

입력 | 2002-09-08 19:50:00


수해지역에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체계적인 자원봉사자 관리 시스템이 없어 봉사활동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8일 강원 강릉과 경북 김천 자원봉사센터 등에 따르면 전국에서 찾아온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체계가 없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강릉시자원봉사센터와 김천시자원봉사센터등에서자원봉사 신청을 받고 있지만 이들 기관과 수해현장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신속한 배치가 어려운 실정이다.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봉사자들에게 관련 기관을 거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아쉽다.

서울의 D대생 100여명은 5일 강릉으로 출발하기 전에 강릉시자원봉사센터에 전화로 자원봉사 장소와 방법을 문의했다. 담당자는 이재민 대피소인 모산초등학교에서 청소 및 구호품 나르기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강릉시자원봉사센터에 도착한 뒤 자원봉사 장소를 바꿔야 했다. 이들이 모산초등학교로 봉사활동을 떠나려 하자 월호평동의 자원봉사 담당자가 자기 쪽에 인력이 더 부족하다며 모산초등학교 자원봉사 담당자와 말다툼을 벌인 끝에 이들은 월호평동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했다.

학생들과 함께 온 대학 직원 김홍태씨는 “수해 지역의 피해상황과 필요인력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배분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기 고양에서 김천에 온 자원봉사자 100여명은 “김천시청에 문의했더니 많이 올 필요는 없다고 해 황당했다”며 “뭘 해야 할지 몰라 가재도구만 정리하다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천시 지례면 이재민들은 “자원봉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여기서는 구경도 못했다”며 “모두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충북 영동에도 자원봉사자들이 몰리지만 효율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촌면 안갑출씨(66)는 “면 소재지 이외의 외곽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는“피해가 워낙 커 실태 파악이 어려운 것은 이해되지만 좀 더 체계적으로 복구작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천에서는 봉사활동을 마친 자원봉사자들에게 복구 진전 상황을 알려주지 않아 일손이 덜 필요한 현장에 겹치기로 봉사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김천시자원봉사센터 이미숙(30) 사회복지사는 “자원봉사활동 관련 기관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신속히 마련해 현장과 자원봉사자를 정확하게 연결해 줄 수 있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천〓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강릉〓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영동〓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