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이르면 10일 후임 총리서리를 발표키로 함으로써 총리서리 지명을 둘러싼 난산(難産)의 진통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후임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어온 청와대 쪽 기류가 바뀐 것은 9일 오후.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왜 후임 총리서리를 지명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도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도 “후임 총리서리 고르기가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해 총리서리 지명이 이번주에도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금명간 임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이 관계자는 “금명간이면 언제를 얘기하느냐”는 질문에 “신문에서 쓰는 ‘금명간’으로 보면 된다”고 말해 새 총리서리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수십명의 총리서리 후보를 물색해 의사를 타진했으나 본인이 의사가 있으면 사생활이나 재산 축적과정 등에 문제가 있고, 하자가 없는 인물은 극구 고사해 진통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 3, 4명의 후보자를 압축해 집중적으로 설득 작업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청와대가 후임 총리서리 조기지명을 위해 사력을 다한 것은 정기국회가 개회된 데다 총리의 부서(副署)가 없는 정부 문서의 법적 효력 문제마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무소속 한승수(韓昇洙) 의원을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정치인을 후임 총리서리로 지명하면 또다시 정치적 중립논란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고 부인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