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화/미국 뉴저지주 교육위원
▼Q:아이들과 6개월 연수 가려는데…
유치원생인 남자아이(6)와 초등학교 2학년인 여자아이(8)의 엄마입니다. 영어연수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갔다와야 중학교 때 실력을 발휘하기 좋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큰애 학교만 하더라도 저학년에도 한 반에 네댓명이 외국생활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영어연수를 위해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서 6개월 정도 짧은 기간이라도 머무르고 싶은데 비자는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학교를 가야할지, 학원을 가야할지 모르겠는데 적당한 프로그램이 있나요.
(강순옥·36·서울 서초구 반포동)
▼A:체류기간 짧을땐 안가는게 나아
저는 우리 학교의 한인교육위원으로서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미국학교를 찾아와 입학 수속을 밟는 부모님들을 많이 도와줍니다. 성적표를 번역해 주기도 하고 통역을 해 주기도 하지요. 요즘 유난히 저학년 학생들의 입학과 전학이 많습니다. 위의 질문을 하신 부모님께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제가 주의깊게 지켜본 바에 의하면 어린 학생들이 이곳 문화와 부닥치면서 어느 정도 적응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은 걸리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 겁 없이 들어가서 선생님과 마음이 통해 수업을 하고 친구 생일파티에서 즐겁게 놀고 오기까지는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어떤 비자로 어떤 프로그램을 듣는 것이 좋겠느냐는 구체적인 사항보다는 과연 6개월의 단기간 연수가 효과적인가를 먼저 짚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여름방학을 이용하거나 6개월 미만의 기간을 이용해 해외연수를 하게 되는 경우 주로 같은 연수 목적을 갖고 있는 학생들과 행동을 같이하므로 외국어를 배우러 간 현지에서도 한국학생들끼리 어울리는 것입니다.
하루에 4∼5시간씩 영어수업을 하는 게 고작인지라 소위 영어의 바다에 빠져 지내다 올 것이라는 기대와는 동떨어집니다. 그 정도의 수업 효과는 차라리 국내에서 잘 하고 있는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이곳에 연수를 하고 돌아가서는 그동안 뒤져 있는 한국학교의 수업진도를 따라 가느라고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많이 보았고 이곳 연수기간 중에도 한국공부를 겸하면서 어린 학생들과 어머님들이 애쓰시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위의 부모님처럼 외국을 다녀온 주변 아이들을 의식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유행이나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주관을 갖고 신중하게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경화 미국 뉴저지주 교육위원 kay@edfu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