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진홍씨 아바타
가상세계의 또 다른 분신 아바타를 쓰는 사람들의 이유는 제각각이다. 대리만족, 변신에 대한 열망, 스타가 되고싶은 욕구 등이 합쳐져 인터넷은 지금 아바타 전성기.
가상세계지만 그 안에서도 온갖 경제활동이 일어난다. 산 지 오래된 물품은 10∼50%를 할인해 중고시장에 내놓기도 한다. 비수기 때는 세일도 한다. 손으로 만져볼 수 없는 물품이라 닳지도 않지만 아바타들에 대한 ‘적정가격’은 그래도 늘 형성된다. 한 달에 두세 번, 평균 5000∼1만원 들여 아바타를 관리하는 게 열성적 네티즌의 평균치. 그러나 휴대전화 결제방식의 편리함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드는 줄 모르고 아바타 관리에 열을 올리는 청소년이 있기도 하다.
다음 프리챌 네이버에서 찾은 ‘베스트 아바타 사용자’ 3명을 통해 아바타를 관리하는 요령을 들어본다.
▽길진홍씨(26·다음커뮤니케이션 카페 운영자)〓지난해 말부터 재미를 붙였다. 2주에 한 번 ‘관리’한다. 요즘은 환호하는 관중이라는 배경화면을 사서 그에 걸맞게 ‘알몸’ 아바타를 만들었다.
친구들과 우정을 다지는 데도 좋다. 예를 들어 우연히 화가 복장이나 스케치북, 붓 등을 보게 되면 미술 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게 된다. 때론 선물을 받기도 하는데 작은 것을 받아도 정말 기분 좋다.
추영주씨 아바타
아바타에 빠지다 보면 자제력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자주, 비싼 것으로 바꿔준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신의 패션감각을 실험한다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다. 싸지만 스타일이 좋은 옷을 찾을 수도 있다.
▽추영주씨(26·광고대행사 오월컴)〓게임할 때 아바타를 자주 등장시킨다. 스스로 스타가 될 수 있어서 좋다. 얼마 전에는 MBC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이나영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남자친구는 양동근 스타일로 꾸며줬다.
한 달에 두 번 바꾸는데 옷을 바꾸면 헤어스타일, 액세서리까지 일체형으로 모두 바꾼다. 전에 사뒀던 물건은 중고품으로 내놓거나 보관하기도 한다.
구입희망 물품을 등록해 두는 것이 시간과 금전상 경제적이다. 친구들이 선물할 필요가 있을 때 그 중에서 골라 사준다. 스스로 여윳돈이 생겨도 그 목록부터 우선 들여다보고 사면 된다.
오프라인 백화점처럼 아바타 쇼핑몰에도 세일기간을 이용하면 좋다. ‘오늘의 아바타’는 평소의 절반 값에 팔린다. 한게임의 플러스회원 같은 프리미엄급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다. 한 달에 3000원 내면 게임을 무제한 이용하고, 거기에다 간단한 아바타는 공짜, 다른 아바타는 20% 할인받는다.
마창열씨 아바타
▽마창열씨(25·인쇄제판회사)〓작년 여름부터 벌써 1년 넘게 사용했다. 프리챌 안의 동호회 커뮤니티에서 나의 아바타를 앞세우면 자신감이 생긴다. 꾸밀수록 기분은 더 좋다.
머릿속으로 일단 코디네이션을 해 본 뒤 괜찮으면 사는 게 좋다. 주변 사람들이 나의 의상에 대해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일 경우 기존 의류와 상하의를 섞어서 코디하는 것도 방법이다.
프리챌에서는 1만원을 내면 1년 무제한 이용권을 살 수 있다. 자주 아바타를 바꾸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