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풍(外風)에 좌우되고 있다. 태평양을 넘어 오는 바람이 차가우면 시세판은 시퍼렇게 멍들고, 따듯하면 시세판이 붉게 물들면서 투자자의 가슴도 따듯해진다. 밤새 미국 증시가 어떻게 될지를 점치느라 투자자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진다.
뉴욕 증시가 이틀 상승한 덕분에 주가가 6일만에 반등해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하루만에 회복됐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41포인트(2.21%) 오른 713.30에 마감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529개로 하락종목(248개)보다 훨씬 많았다.
외국인이 362억원, 기관이 630억원을 순매수해 주가상승을 ‘쌍끌이’했다. 뉴욕 증시가 이틀째 상승세를 보인 데다 반도체 D램 가격이 반등해 투자심리가 안정된 덕분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을 3001계약 순매수해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2.01% 오른 33만원에 마감됐으며 SK텔레콤(3.94%)과 KT(3.53%)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거래대금은 2조646억원에 머물러 추가상승에 의문을 나타내는 투자자가 적지 않음을 나타냈다. 개인도 94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주가상승을 현금확보의 계기로 삼았다.
코스닥종합지수는 0.58포인트(1.08%) 오른 54.24에 거래를 마쳐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다. 상승종목도 398개로 하락종목(337개)을 약간 웃도는 데 그쳤으며 거래대금도 7283억원으로 8월8일(7249억원)이후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미국 등 해외증시와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좌우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방향을 잡을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유가동향, 3·4분기 기업실적 등이 어느 정도 밝혀질 때까지 증시는 등락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