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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1주년]美-서방-이슬람권 표정

입력 | 2002-09-10 18:26:00

미국 뉴욕 경찰관이 뉴욕 인근 배터리 파크 경찰묘지의 추모비 앞에서 경의를 표하고 있다. - 뉴욕AP연합


‘9·11테러’ 1주년을 맞아 11일 뉴욕을 비롯한 세계 주요도시에선 다양한 희생자 추모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이슬람권에선 별다른 행사가 예정돼 있지 않아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미국〓뉴욕시 5개 구에서는 이날 새벽 백파이프 연주대가 세계무역센터(WTC)빌딩이 서 있던 그라운드 제로(피폭지역의 폭심지)로 행진한다.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오전 8시45분 행사가 시작돼 1년 전 첫 항공기가 WTC빌딩과 충돌한 8시46분과 이어 빌딩이 붕괴한 시각에 묵념이 거행된다.

이어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가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낭독하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희생자들을 호명한다. 두 번째 빌딩이 무너진 오전 10시29분에는 고통의 140분간을 상징하는 140초 동안 뉴욕시 전역에 종이 울려퍼진다.

3000여개 희생자 십자가 - 매튜스로이터뉴시스

오후 7시4분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맨해튼 남쪽의 배터리파크에 모인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대통령의 연설 ‘네 가지 자유’를 낭독한다.

한편 미 50개 주에선 촛불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추모제와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1일 오전 8시46분 백악관 잔디밭에서 추도 묵념을 한 뒤 워싱턴의 펜타곤(국방부 건물), 펜실베이니아(항공기 추락 현장)를 거쳐 오후 4시반 그라운드 제로 참사 현장을 찾는다. 오후 9시1분에는 뉴욕에서 대국민연설을 한다. 이어 다음날인 12일엔 유엔총회에 참석해 이라크 공격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서방 국가〓첫 항공기의 WTC 충돌 시각에 맞춰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등의 증권거래소에서 2분간의 묵념시간을 갖는다. 테러 1주기 진혼곡으로 정해진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돌아 세계 125개 도시에서 연주된다. 뉴욕과 자매결연을 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WTC 쌍둥이빌딩을 상징하는 레이저 광선이 쏘아올려진다. 런던의 성베드로성당, 파리의 노트르담성당 등에서도 추모미사가 열린다.

▽이슬람권 국가〓터키 이집트를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도 별다른 행사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집트의 카이로와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9·11사진전시회를 여는 정도다. 반면 영국 내 이슬람교도들은 런던에서 미국의 오만을 비난하고 서방에 9·11의 교훈을 배우도록 촉구하는 의미의 시위를 11일 벌일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인 유족〓뉴저지 베다니교회는 8일 한인은 물론 미국인 유가족들을 초청해 추모연주회를 개최했다. 7일 뉴저지 안디옥교회에서 열린 한인 희생자 추모 예배에서 희생자 강준구씨의 어머니 강필순씨는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 모두 내 아들 같았다”는 추모사를 읽어 행사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