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세계 어느 곳보다 깨끗한 환경을 간직한 관광지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제주도를 관광 물류 금융 등 복합기능의 국제자유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제주 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 개발사업 가운데 핵심사항인 ‘내국인 면세점제도’가 9월 1일부터 시행됐다. ‘제주 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가 맡은 내국인 면세점은 제주공항과 제주항 여객터미널에 1차로 설치돼 올해 말 개점될 예정이다. 운영 수익금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내국인 면세점 제도에 따라 제주도에서 항공기 또는 여객선으로 제주도 바깥 지역으로 나가는 내·외국인(제주도민 포함)은 1인당 미화 300달러(약 35만원) 한도 내에서 주류 담배 화장품 시계 넥타이 액세서리 등의 면세품을 연 4회까지 구입할 수 있도록 정해졌다.
이에 따라 제주 지역의 관광패턴은 쇼핑 중심의 관광상품까지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해졌다.
수려한 관광자원 및 레저 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현재의 관광상품에 면세점을 활용한 쇼핑이 가미되면서 제주관광은 더욱 매력을 갖게 됐다.
예를 들어 주류를 포함한 면세물품을 부부 또는 가족이 이용할 경우 한 사람 분의 제주도 왕복항공요금은 건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효과는 중국 및 동남아 등 값싼 해외여행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제주의 관광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면세점 도입으로 인한 고용 창출 효과도 크다. 실제 1차 면세점 운영과 관련해 ‘제주 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는 400여명의 인력 모집을 통해 직접적인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추진될 제주 시내와 중문지역 내 면세점 추가 설치와 간접적 고용 효과까지 감안하면 면세점 설치 운영에 따른 고용증대 효과는 확실히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내국인 면세점 운영사업은 경우에 따라 지역사회에 갈등과 분열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우려된다. 현재 제주공항과 제주여객터미널 내에 면세점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 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가 이 면세점을 독점적으로 운영할 경우 다양한 마케팅활동이 이뤄지지 못해 서비스가 정체될 우려가 있다.
또 공항에 면세점을 설치할 경우 수용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제주국제공항의 혼잡을 가중시켜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면세점 운영이익이 비싼 임대료로 빠져나갈 수 있다.
지역주민들의 소외감도 예상되는 문제점 중 하나다. 대부분의 면세품목들은 해외 유명브랜드 상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돼 면세점 판매 상품을 납품하지 못 하는 제주지역 업체들의 반발이 생겨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제주도에서 어떠한 것을 할 것인가’보다 ‘누가, 어떤 형태로 면세점을 운영할 것인가’ 등 지역개발 관련 사항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내국인 면세점 운영 등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에 민간 공익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강중훈 제주도관광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