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1면에 올린 ‘가우디’는 인간정신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는 건축가입니다. 그가 설계한 성가족 대성당 공사는 1883년에 시작했지만 완공까지는 앞으로도 족히 150년은 걸려야 한다니 가우디는 ‘무덤 속에서도 쉬지 않고 건물을 짓고’ 있는 셈입니다. 전무후무한 천재 건축가로서 그의 존재는 전설적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결과만을 바라봅니다. 이 책을 보면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고통스러울 정도의 헌신과 희생을 반복한 가우디의 진솔한 모습과 만나게 됩니다.
성공보다 더 위대한 실패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인듀어런스’(3면)는 ‘성공적인 실패’에 대한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어니스트 섀클턴. 우리에겐 좀 낯선 이름이지만 지난 1000년 동안의 최고 탐험가 10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죠. 세상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이루지 못했던 탐험 때문입니다.
‘남극대륙 횡단’이라는 최초 목표의 달성만을 염두에 둔다면 분명 그는 실패했습니다. 남극 대륙엔 발도 못 디딘 상태에서 탐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으니까요. 그럼에도 그는 ‘전 대원의 무사생환’으로 목표를 다시 수정하고 탐험역사상 가장 위대한 생존드라마를 펼칩니다.
‘실패했던 사람 우대합니다’. 1962년 미국 항공우주국은 아폴로 11호에 탑승할 우주 비행사를 선발하면서 이런 조건을 내걸었답니다. 한번도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일어났던 사람이 더 강하고 뛰어난 사람이라는 거죠. (실패의 힘·6면)
삶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함께 존재합니다. 실패도 흥미있고 가치있는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당당히 맞서 도전하는 것이 낫겠지요.
‘만약 당신이 꿈을 갖더라도/그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만약 당신이 어떤 생각을 갖더라도/그 생각이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그리고 만약 인생의 길에서 성공과 실패를 만나더라도/그 두 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루디야드 키플링)
추신: 추석 연휴기간 중 신문휴간으로 인해 ‘책의 향기’는 한 주 쉽니다. 28일 더 충실한 지면으로 만나뵙겠습니다.
고미석기자 출판팀장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