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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피플]美배우 빈 디젤, 새영화 '트리플-X' 홍보차 방한

입력 | 2002-09-13 18:05:00


“뿌리? 나는 ‘다(多)문화형(Multi-Cultural)’이죠.”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미국에서는 10대들의 우상인 액션배우 빈 디젤(35·사진)이 액션영화 ‘트리플-X’(10월3일 개봉)의 아시아 지역 홍보를 위해 13일 한국에 왔다.

빈 디젤은 미국에서 젊은 층의 다인종, 다문화적 성격을 대변하는 배우.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액션 영웅들을 다룬 8월 초 특집 기사에서 빈 디젤의 인기 비결로 “이탈리아계인지, 히스패닉계인지, 아니면 흑인 피가 섞였는지 도무지 구분할 수 없는 외모”를 꼽았다. 혈통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외모 덕분에 여러 문화권의 관객들이 그와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것이다.

빈 디젤은 이날 “외모 외에도 다중적 이미지가 나의 트레이드마크”라고 꼽았다. 예컨대 그는 직접 감독한 영화들이 칸 국제영화제(1995년)와 선댄스영화제(1997년)에 진출할 만큼 지적인 영화인이다.

그러나 그는 “나의 우락부락한 ‘마초’ 이미지가 남들을 쉽게 무장 해제시켜 편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트리플-X’는 묘기 쇼 수준의 액션이 두드러지는 대작 영화. 그는 “블록버스터 영화 주연배우의 매력은 2시간짜리 즐거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나중에 정말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파워’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파워’로 그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한니발 장군에 대한 이야기’. 예명인 ‘빈 디젤’은 9년간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경비원을 할 때 지은 것.

그가 죽마고우로 꼽는 친구는 한국인 안태영씨다. 그는 “그리니치 빌리지에 살던 어린 시절, 거의 매일 태영이네 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며 “내 평생의 친구”라고 말했다.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