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5경기가 펼쳐진 2002 K리그.
5곳의 경기장을 찾아준 관중수는 5만4천여명, 올 정규리그 최소 관중 동원이란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대전과 부산이 열렸던 대전월드컵 경기장은 올시즌 한경기 최소 관중 8천여명이 들어왔다.
K리그는 한때 월드컵이후 태극전사와 월드컵 4강신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42경기 최단기간 100만관중, 하루 최다관중 12만3천여명등 K리그 인기를 반증하는 관중동원에서 매번 경기가 열릴때마다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며 400만 관중 동원의 부푼 꿈을 꾸고 있었다.
지난 8월15일에는 K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던 상암월드컵경기장에는 월드컵 개막식을 방불케하는 매진사례를 이루는등 월드컵이 두달여나 지났는데도 프로축구의 열기는 식을줄 몰랐다.
월드컵 인기때문이라는 주위의 우려는 쓸데없는 기우처럼 보였다.
월드컵을 치룬 경험덕에 다수의 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수 있게 되었고, 4강 신화의 실력이 K리그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었고, 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태극전사들의 K리그 복귀로 스타들이 넘쳐나고,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가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는등 축구 발전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와 경기내용, 관중등 모든 요소가 플러스로 작용해 거침없는 프로축구의 인기는 계속 될듯 했다.
그러나 이런 플러스 요소에도 불구하고 프로축구는 순간의 인기에 편승에 스스로의 발전에 게을리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가장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가 경기내용이다.
월드컵이후 팬들의 수준은 한단계 올라섰고, 승패보단 골이 많이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이 늘어났다.
10위 대전을 제외하고 9팀 모두 박빙의 승점차로 매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상황이지만 승패의 경기 숫자보다 무승부의 경기 숫자가 많은 팀이 10팀중 7팀에 이를 정도로 전후반 90분경기에 승패를 가리지 못하는 경기가 대부분이고 골이 나지 않는 0대0 경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일부 팬들은 수비축구를 펼치는 팀에 성토를 해 공격축구를 다짐받는 웃지못할 일들까지 벌어지기까지 하고 있다.
더욱이 경기장은 진흙탕처럼 변해 버렸다.
멋진 승부보단 승패에 집착하면서 선수들의 행동은 거칠어지고 심판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경기때마다 판정시비가 잇따르며 경기가 중단되기까지 하고, 급기야 심판들의 자질부족까지 겹치며 오심이 늘어나면서 경기수준은 최악을 보였다. 경기가 끝나고 심판들을 달려가 항의하는 모습은 기본이고 주먹다짐까지 보이는 좋지 못한 모습이 다반사이다.
또하나 프로축구 인기의 한축을 담당했던 스타들의 부진과 해외진출등이 겹치며 스타를 보기에 원했던 팬들의 실망감은 더해가고 있다.
월드컵 최고의 스타 김남일의 계속되는 부상과 해외진출파동, 이천수, 이운재등의 잔부상등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날보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다. 일정치 못한 경기출전으로 경기력은 떨어져 눈부신 활약을 기대하던 팬들의 실망감은 더해가고, 히딩크의 황태자로 불리며 최고의 스타로 자리했던 송종국과 이을용등이 해외진출로 빠져나가며 스타들의 모습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구단들의 일부 스타선수의 지나친 의존도 문제시 되고 있다.
연고지 정착을 위한 팀컬러 정비와 실력을 겸비한 새로운 스타의 발굴은 뒷전이고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태극전사들을 끌어안기에 급급해 일시적으로 특정 선수에 열광하는 팬들을 모시기에 열중했다.
결국 이런 모습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경기장에 자리가 모자라 정원이상의 관중이 들어서 안전문제까지 야기했던 지난 모습은 이제 옛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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