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15일 “정부가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시작된 2000년 5월부터 금융기관과 국책기관 등을 동원해 모두 33조6000억원을 지원했다”면서 특혜지원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정책자료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한보철강 동아건설 등 많은 대형 부실기업들이 퇴출됐는데도 정부는 금융기관에 현대그룹 지원을 강요해 24조4000억원을, 국책은행 및 정부 투·출자기관을 동원해 11조50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중복 계산된 산업은행 지원분 2조3300억원을 제외하면 현대그룹에 대한 지원 총액은 33조6000억원에 달한다는 것.
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현대그룹 지원액은 △현대건설 8조3300억원 △하이닉스 12조원 △현대석유화학 2조6000억원 △현대상선 1조4800억원 등이며, 국책기관별 현대그룹에 대한 지원 규모는 △산업은행 2조3300억원 △수출입은행 1800억원 △남북협력기금 600억원 △신용보증기금 1조8600억원 △토지공사 3500억원 △수출보험공사 6조7500억원 등이다.
이 의원은 “현 정권이 구조조정의 기본원칙과 달리 유독 현대계열사는 특혜지원하는 이중성을 나타냈는데 천문학적 자금을 지원한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정부는 2001년 말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지난 4년간 보유자산재평가로 98조5000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며 “11조4000억원의 대출금 출자전환 및 8조3000억원의 채무면제 혜택을 보았던 만큼 이 요인들을 제거하면 작년 말 추정 평균 부채비율은 309%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