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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그게 이렇지요]금리의 역할

입력 | 2002-09-17 18:32:00


며칠 전 신문을 들여다보던 중1 아들이 물었습니다.

“아빠, 국회의원들이 집값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데 집값과 금리가 무슨 관계가 있어요? 금리가 뭐예요?”

돈에도 ‘값’이 있습니다. ‘돈의 값’은 표시방법이 다양합니다. 금리·환율·물가 등이지요. 금리도 ‘일종의 가격’인 만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돈을 빌려줄 사람이 많으면 금리는 떨어지고 적으면 올라갑니다.

Q:금리가 왜 중요한가요.

A:금리의 움직임은 가정의 저축, 기업가의 투자활동, 집값 및 물가수준, 국가간의 자금 흐름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지요.

금리가 오르면 은행에 돈을 맡길 경우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므로 저축이 늘어납니다. 또 금리가 오르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기업은 이자부담(금융비용)이 늘어나 투자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금리 상승은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금리가 낮으면 기업은 돈 빌리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 투자를 늘리므로 경기가 좋아지지요.

요컨대 금리는 침체된 경기를 부추기거나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는 수단입니다.

금리 관리는 한국은행이 합니다.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면 ‘돈의 값’인 금리가 높아집니다. 또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돈의 이자율을 올리거나 낮추는 방법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중 금리를 조절하기도 하지요.

Q:금리와 집값은 무슨 관계가 있나요.

A:요즘처럼 저금리에서는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두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이후 시중에 부쩍 많은 돈이 풀리는 바람에 돈이 부동산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부동산값이 오를 수밖에요.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 돈이 증시로도 갈텐데 그렇지 못하니 부동산이 ‘인기 캡’이 됐습니다.

돈의 총량을 나타내는 총유동성(M3)은 현재 1100조원입니다.

Q:금리를 올리면 부동산시장 과열이 잡힐까요?

A:답은 ‘글쎄요’입니다. 보유과세 인상을 포함한 세제개편과 지역균형 발전 등 투기억제책이 외과수술이라면 금리인상은 항암제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금리 인상은 부작용이 많은 항암제입니다.

금리를 웬만큼 올리지 않고서는 부동산가격억제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대폭 올리면 모처럼 오름세를 보이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가능성 등 세계 경제 전반의 여건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기업의 투자심리가 움츠러들어 경기침체가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반병희기자 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