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몬트리올 엑스포스로 이적한 뒤 첫 선발등판한 김선우가 18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이를 악물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마이애미AP연합
‘코리안 특급’ 형과 아우가 나란히 잘 던지고도 아쉽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텍사스 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와 ‘서니’ 김선우(25·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선발투수로 ‘동시출격’했으나 둘 다 승리를 따내는 데는 실패했다.
박찬호는 1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면서도 8이닝을 2실점(1자책점)으로 막았으나 시즌 10승 달성은 다음 경기로 미뤘다.
시즌 두 번째로 많은 투구수 128개에 스트라이크는 69개였지만 노련한 투구로 안타 5개를 내주며 삼진도 5개를 뽑아냈다. 올 들어 가장 빠른 시속 154㎞의 강속구와 함께 평균자책을 5.96에서 5.67로 낮췄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8개의 볼넷에다 몸에 맞는 공까지 1개를 내준 박찬호는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집중력과 탄탄한 위기관리능력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뚝심을 보였다.
이날 박찬호는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으로 내준 1회 1사 만루에서 브렛 분에게 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다. 5회에는 1사 1, 3루에서 존 올러루드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점을 더 내줬지만 3루 주자가 포수 악송구로 진루했기 때문에 자책점은 아니었다. 박찬호는 8회 무사 1, 2루에서 추가 실점하는 듯했으나 세 타자를 유격수 플라이와 2개의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5연승을 질주하며 9승(6패)을 올렸던 박찬호는 23일 오클랜드전에서 97년부터 이어온 6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달성에 재도전한다. 이치로와의 대결에서는 4타수 1안타로 자존심을 지켰지만 텍사스는 10회 연장 끝에 2-3으로 패했다.
박찬호보다 3시간 빨리 마운드에 오른 김선우는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으나 구원 투수 자크 데이가 역전 3점 홈런을 내줘 선발승을 아깝게 놓쳤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 /시애틀AP연합
7월31일 보스턴에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김선우는 22명의 타자를 맞아 다양한 구질을 섞어가며 84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스피드는 시속 150㎞를 찍었으며 고의 볼넷 1개만을 내줬을 만큼 정교한 제구력을 보였다. 특히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하는 안정된 투구로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의 가능성을 높였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이어가던 김선우는 2-0으로 앞선 6회 오른쪽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며 흔들리기 시작해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3번 케리 밀러를 병살타로 막으며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다음 타자인 마이크 로웰에게 안타를 빼앗기며 1실점해 구원 투수 데이로 교체됐다. 하지만 데이는 3점 홈런을 맞았고 김선우의 승리는 날아갔다.
박찬호에 이어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 선발승을 노렸던 김선우는 2회 유격수 깊숙한 내야 안타를 뽑아 빅리그 데뷔 첫 안타까지 신고했다. 연장 14회 끝에 몬트리올의 8-5 승리.
한편 최희섭(23·시카고 컵스)은 이날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9회초 대주자로 출전했지만 타석에는 들어서지 못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