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재벌 친(親)노동자’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이 19일 정몽준(鄭夢準)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민노당은 이날 정 의원의 재벌2세 신분과 재산형성 과정, 재벌 및 노사 관련 입장, 의정활동 등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은 10개항의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민노당은 먼저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하겠다는 정 의원 주변에는 추악한 부정부패와 지역주의에 물든 사람들이 모여 있다”며 “정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의 실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노당은 이어 “국내 6위의 재력가인 정 의원의 1700억원대 재산은 본인의 노력으로 번 게 아니라 상속받은 것이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쌓은 것이다”며 △재산형성 과정 △재산의 사회환원 의사 △재벌정책 등에 대해 상세히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민노당은 89년 1월에 발생한 ‘현대그룹 노동자 연쇄테러사건’의 실질적인 지휘자가 정 의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노당은 또 “정 의원은 국회 출석률이 매우 낮고 법안을 거의 발의하지 않는 등 의정활동이 부실해 2000년 총선시민연대로부터 낙천·낙선 대상자로 지목됐는데, 대통령후보로서 적합하겠느냐”고 물었다.
민노당은 또 월드컵 직후 대한축구협회가 ‘정몽준 대통령 선거운동본부’로 전락했다며 “축구도 망치고 정치도 망치려 하느냐”고 비난했다.
이밖에 민노당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과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정 의원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권영길(權永吉) 민노당 후보와의 TV토론을 제안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