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는 21일 평양발 르포 기사를 통해 북한이 은둔상태에서 벗어나 외부 세계와 사조에 대해 천천히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평양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는 38세 여성이 "더 많이 일할수록 더 많이 돈을 번다"고 말한 것을 예로 들며 "돈을 버는 이같은 기회는 점진적이지만 철저하게 통제국가를 개조하고 있는 북한의 많은 변화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점증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되풀이되는 선전구호와 한국과의 서해교전 등 때문에 북한정권이 상당히 짧은 기간에 변신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룬 것이 간과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외국인은 "모든 것들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어 이를 따라잡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이 불과 5년전만 해도 2200만 주민 중 얼마나 아사할 것인지가 문제가 됐으나 전문가들이 곤혹스럽게도 북한은 조용히 변화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3대 적국인 한국 미국 일본에서 식량을 받아들이고 국제구호단체에 닫힌 문을 연 것 등은 그 예라는 것. 북한은 또 제네바 합의 이후 핵 프로그램을 동결했으며 미 정부는 백악관이 시사하는 바와는 달리 북한이 이를 어긴 증거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북한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은 관리들이 개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인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일각에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외국인은 "북한은 '가다 서다(stop-and-go)'를 반복해왔다"며 상황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어 앞으로 갑자기 멈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