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아셈·ASEM) 참석차 덴마크를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북-일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와 대북정책 공조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통령의 숙소인 스칸딕 코펜하겐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두 정상은 대북정책에 있어 남북, 북-일, 북-미 관계의 병행 발전이 중요하며 특히 북-미 대화가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또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과 북-일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적극 대응키 위해서는 한미일 3국이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박선숙(朴仙淑)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코펜하겐 벨라 센터에서 한중일 및 동남아국가연합(ASEAN) 7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시아지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변화 유도를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요하다"며 아셈 차원의 대북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21일 경유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가진 교포간담회에서 "머지 않아 북한과 일본이 국교를 수립해 협력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이제 미국과 북한과의 문제만 남아 있다"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은 오는 10월말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중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북-미 대화를 적극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암스테르담에서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하며 한국과 네덜란드 간의 축구 교류 문제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한편 김 대통령은 23일 아셈 정상회의에 참석, 한반도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의 연결을 통해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는 방안을 집중 제기할 방침이다.
코펜하겐=윤승모기자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