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 글로벌에너지네트웍의 김영훈 회장은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헤지펀드의 대부(代父)인 조지 소로스와 지난해 작고한 김수근 대성그룹 명예회장(김영훈 회장의 부친)대성그룹의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소로스가 에게 털어놓은 비화 중 일부입니다.
소로스는 98년 초 카리브해안에서 해수욕을 즐기던 중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전화를 직접 받습니다. 대통령 당선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Come and help me’라고 말하더랍니다. 두 사람은 그때까지 모르는 사이였다는군요. 소로스는 곧바로 한국으로 옵니다. 한국에 도착해 보니 함께 일을 도모할 만한 파트너가 보이지 않았답니다. 그때 소로스의 마음을 움직인 곳이 바로 대성그룹입니다. 곧바로 한국에 온 소로스 퀀텀펀드회장과 김수근 명예회장은 조선호텔에서 첫 만남을 가집니다. 당시 소로스는 “주택은행과 서울은행을 함께 인수하자” “내가 돈을 댈 테니 건설회사들이 짓다가 중단한 건물을 인수하자”고 제안했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한국경제를 돕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강운기자
김 명예회장은 헤지펀드와 소로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그의제안을 거절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소로스는 뉴욕의 저택으로 식사초대를 하는 등상당히 ‘퍼스널(Personal)한’ 사이로 발전합니다. 김 명예회장은 소로스와의 파트너십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그의 제안에무척 흡족해했습니다. 김영훈 회장의 사무실엔 그때 소로스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한국이 부도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돕겠다고 나선 그 용기가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