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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소년’ 死因미궁…발굴장소서 실탄-탄두등 발견

입력 | 2002-09-27 23:25:00


‘개구리 소년’ 5명의 사망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 달서경찰서는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대학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중턱의 유골이 발견된 현장에서 발굴 작업을 계속했다.

경찰은 이날 유골이 발견된 장소에서 길이 1㎝가량의 탄두 2발과 그 부근에서 금속탐지기로 10여발을 발견해 소년들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지를 가리기 위해 실탄의 종류와 출처 등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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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은 현장에서 실탄과 탄두가 발견되고 옷소매에 묶인 흔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타살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경찰은 유골이 발견된 지점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94년 11월까지 대구 50사단이 운영하는 예비군사격장이 있었기 때문에 군에서 오발된 실탄이거나 숨진 소년들 가운데 누군가가 실탄을 주워서 갖고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감식반은 유골이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마치 문화재 발굴작업을 벌이듯 솔과 특수장비를 이용해 돌 하나하나까지 검사했다. 경찰은 이날 유골과 뼛조각, 옷가지, 신발 등을 추가로 찾아냈다.

경찰은 발굴된 유골을 모두 국과수에 보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타살 여부 등 사망 원인과 시기를 밝혀내기로 했다.

이날 김종식(金鍾植)군의 삼촌 김재규(金在圭·42)씨는 “산에 익숙한 아이들이 동네 뒷산에서 길을 잃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경찰이 사인을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규(金榮奎)군의 아버지 김현도씨(59)는 “가출할 아이들이 절대 아니라고 해도 경찰은 목격자의 신고를 근거로 엉뚱한 곳을 집중 수색하는 등 수사방향을 다른 데로 돌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모 일간지가 개구리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되기 전날인 25일 이 신문사 편집국에 40대 남자가 전화로 “와룡산에 가면 개구리 소년 5명의 유골이 묻혀 있을 것이니 확인해 보라”고 제보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개구리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되기 하루 전에 전화가 걸려왔고 장소와 숫자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점을 중시해 전화발신지 추적 등을 통해 제보자를 찾아낼 방침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