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한국야구 드림팀이 화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부산=최재호기자
“어서들 와. 짐은 일단 이쪽에 놓고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기자 여러분 잠깐만 기다리세요. 우선 선수들 짐 정리부터 하고 인터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촬영하기에는 답답한 실내보다는 야구장이 낫겠네요. 지금 마침 매스게임 응원단이 쉬고 있는 시간이네요.”
선동렬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39). 선수 시절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그가 야구 드림팀에서 맡고 있는 공식 명칭은 전력 분석위원. 하지만 ‘팔방미인’인 그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을 살펴보면 매니저에서 선수단 홍보까지 도맡아하고 있는 ‘마당쇠 역할’인 것을 알게 된다.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잠시 접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드림팀 선수단이 처음으로 집결한 29일 낮 부산 사직야구장.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은 역시 선 위원이었다. 그는 후배 선수들의 짐 정리에서부터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는 보도진에 대한 교통정리, 또 일본과 대만 선수단의 경기 비디오 분석까지 눈코 뜰새 없는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비디오는 드림팀 주성노코치와 천보성 전력분석 위원이 일본과 대만을 직접 방문해 촬영해온 것이지만 일본에 대한 전력분석은 아무래도 ‘일본통’인 선위원의 몫이었다.
선위원은 앞으로 배팅볼도 직접 던질 계획. 왕년의 강속구는 어렵겠지만 경쟁국 오른손 정통파 투수들의 공을 면밀히 분석해 후배들의 훈련을 돕게 된다.
“아무래도 궂은 일은 선수단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 해야 되지 않겠어요.”
ID카드를 발급받지 않고도 사직야구장의 삼엄한 경비를 헤치고 들어올 수 있었다는 선위원. 그가 있기에 한국 야구의 미래는 밝기만 하다.
한편 야구 드림팀은 이날 조직위가 개회식 행사 준비를 이유로 사직야구장을 사용하는 바람에 첫 훈련을 다음 날로 미뤄야 했다. 드림팀 김인식감독은 “오로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부산 입성 첫 소감을 밝혔다.
부산〓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