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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슈][노무현후보 선대위 출범식]"대선비용 낱낱이 공개할 것"

입력 | 2002-09-30 19:00:00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지지자들이 모아준 저금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 안철민기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30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권위주의 청산 △특권주의 근절 △서민생활 안정 △충청권에 행정수도 건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등 5대 공약을 내놓았다.

노 후보는 특권주의 근절 대목에서 “(사회) 일각의 귀족적 특권층이 병역 납세 등 국민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는 회피한 채 부와 권력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서민생활 안정과 관련해 “서민의 꿈을 앗아가는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한데 이어 조만간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한미일 협력체제를 강조, 잇따른 미국 관련 발언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시키려 했으며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를 통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노 후보의 이날 연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선자금 공개와 행정수도 이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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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는 권위주의 청산의지를 밝히면서 “‘돈 선거’를 단절하기 위해 대선 경비는 지지자들의 헌금을 통해 조달할 것이며 그 사용내용을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강력한 정치개혁 실천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역대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것이 대선자금이며 대선자금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정치개혁은 꿈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 후보측은 앞으로 이 같은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잇따라 제시하며 정면돌파하면 점차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몽준(鄭夢準) 의원측도 대선자금 공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일단 대선 이슈 선점에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정 의원측 모두 ‘대선용’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지지기반이 미약한 충청권에서의 지지율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여의도 당사 앞마당에서 열린 노 후보의 선대위 출범식에는 소속 의원 51명이 직접 참석했고, 당직자 외에도 주부 택시운전자 중교계 인사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효림 스님은 축시를 통해 “바람아 불어라!”라며 ‘노풍(盧風)’ 재점화를 축원하기도 했다.

돈 안쓰는 선거를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전국 회원들로부터 모은 ‘희망의 돼지저금통’ 1570개에 담긴 6500여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노 후보는 네티즌과의 대담에서 “모든 사람과 손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로 가자는 사람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면서 “끊을 것은 끊고 함께 할 사람과 함께 갈 것이다”고 단호히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