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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책고르기 열고개⑦]과학실험 "어, 마술같네!"

입력 | 2002-10-01 15:50:00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과학마술 77 / 고토 미치오 글 / 119쪽 9800원 아카데미서적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그러나 백 번 보는 것보다는 실제로 한 번 해 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고 할까.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과학마술 77’은 백 번 읽는 것보다 한 번 해 보는 것이 훨씬 좋은 책이다. ‘백독(百讀)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다. 여러 번 읽을 필요도 없다. 읽으면서 직접 실험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단하다.

실험이란 과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 그러나 직접 해 보기 전에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제 이런 생각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실험이 어렵고 번거롭게 느껴지는 이유 중에는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포함된다. 특이한 기구나 쉽게 구할 수 없는 재료를 이용한 실험은 더더욱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실험은 지금 자기 눈앞에 있는 것을 이용해 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목욕탕에서, 햇살이 비치는 공원에서, 부엌에서, 거실에서, 식탁에서 자녀와 함께 이야기하며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과학 실험들. 이 실험들을 엄마나 아빠가 능숙하게 보여 주면 아이들은 마술을 보는 듯 느낄 것이다. 물론 절대 마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모르면 마술로 보이겠지만, 알고 나면 과학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어렸을 때 선물받은 작은 나침반을 가지고 놀면서, 에디슨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실험책을 선물받고 과학의 세계로 빠져 들었다고 한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어린 아이의 눈에 마술처럼 보이는 과학의 원리는 어른이 돼서도 잊혀지지 않는 지적 충격일 수 있다.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은 이런 지적 충격을 평생 가슴에 간직했기 때문에 훌륭한 과학자와 발명가가 될 수 있었다.

자녀와 대화가 필요한데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하는 부모는 이 책을 보자.

77가지 실험 중에서도 쉽고 간단한 것을 골라 몇 번 연습한 다음, 아이에게 보여 주며 관심을 끈다.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는 자기를 위해 뭔가 준비했다는 것에 감동받는다. 서로의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주의할 것은 연습을 해서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를 하거나 어물어물하면 보기에 안 좋으니까. 물론 그것마저도 아이가 이해해 준다면 더 아름답겠지만….

이억주 월간 과학소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