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02년 월드컵경기대회조직위원회에 대한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는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출석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공격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진행된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하느라 한 시간 동안 업무보고만 하고 국감장을 떠났다가 오후 4시반쯤 답변시간에 맞춰 국감장에 다시 출석해 동료 의원들의 공격성 질의를 직접 듣지는 않았다.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 의원은 “정 위원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자격으로 최근 5년 동안 25만달러의 수당과 출장비를 받았는데 공직자재산변동신고 내용에 전혀 기록하지 않아 불성실 신고 의혹이 있다”며 “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과 축구협회장직을 12월까지 유지하려는 것은 이를 대선 전초 기지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잊을 만하면 히딩크 감독을 불러와 월드컵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는 것은 조직위 총수의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신영균(申榮均) 의원은 “관람석 공백사태 등으로 볼 때 월드컵은 4강 진출말고는 성과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배숙(趙培淑) 의원도 “월드컵조직위가 대회 직후 애초 계획된 5억원보다 5.7배나 많은 28억4400만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해 돈 잔치를 벌였다”며 ‘정몽준 때리기’에 가담했다.
정 의원은 답변에서 “월드컵조직위가 내년 6월까지 지속되도록 되어 있어 최소한 올해 12월까지는 월드컵대회 책임자로서 위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감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 “(국감에서 도와주는 소속 의원이 없으니) 무소속 대선후보하기 참 힘들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