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병역 문제에 대해 물어보면 군대는 가야 한다고 말한 것 뿐인데 매스컴에서 그 의미를 지나치게 부풀렸어요. 게다가 일부 연예인의 병역 기피 의혹과 맞물려 마치 내가 바람직한 모델인 것 처럼 비칠 때는 낯뜨겁기도 했구요.”
1년전부터 ‘군대가는 가수’로 유명했던 홍경민(26·사진)이 14일 입대한다. 홍경민은 “그렇지만 이제서야 군대간다고 하면 팬들이 ‘아직도 안갔냐’고 짜증스러워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래서 두달전 영장이 나온 것도 숨겼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9월 중순 추석 특집 TV 프로그램에서 항상 ‘곧 군대가는’으로 소개되곤 해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11, 12일 고별 공연 ‘아듀 콘서트-일시정지’를 연다. ‘일시정지’는 군복무 26개월의 ‘공백’을 뜻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아예 ‘빡빡머리’로 나설 예정.
“군입대에 포커스를 맞출 생각은 없어요. 그래봤자 공연 분위기가 썰렁해질테고. 오랜 공백을 앞두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음악이나 인생 이야기를 터놓을 것입니다.”
그는 26개월 뒤 복귀에 대해서는 담담했다.
가수를 오래 기억하지 않는 국내 팬들을 연연해하기 보다 제대한 뒤 음악적으로 큰 변신을 통해 컴백하겠다는 것. 제대 뒤 그의 변화 코드는 ‘밴드 음악’이다.
“원래 밴드 음악을 했었고 지금처럼 솔로로 댄스 음악을 하는 것에 한계를 느낍니다. 특히 음악을 볼거리로 풀어놓는 것은 절반의 음악만 하는 셈이죠.”
그는 97년 록발라드 ‘이제는’으로 데뷔했으나 2000년 ‘흔들린 우정’ 이전까지 주목받지 못했다. 히트곡 ‘흔들린 우정’때는 ‘로커가 댄스 음악을 한다’는 우스갯 소리도 들었으나 이후 TV 오락물에서 특유의 재치로 ‘엔터테이너형 가수’의 한사람으로 손꼽혔다. 이후 코믹 영화 ‘긴급조치 19호’에도 출연했으나 반응은 신통치 못했다. 제대 뒤 ‘밴드 음악’을 하겠다는 그의 말은 자기가 추구했던 본래의 음악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로도 보였다.
‘아듀 콘서트’는 11일 오후 7시반, 12일 오후 6시 올림픽공원 역도 경기장에서 열린다. “콘서트를 세시간 내에 끝내지 못합니다. 관객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죠. 콘서트야말로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입니다.”공연에서 ‘고무신을 바꿔 신지 마라’는 이벤트도 있지만 그는 여자 친구가 없다. 홍경민은 “입대를 앞두고 여자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만남에 대한 열정이 일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연 문의는 02-573-0038
허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