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다우, 나스닥, S&P500등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악몽'의 3·4분기를 마감했다. - 뉴욕AP연합
‘잔인한 여름.’
3·4분기(7∼9월) 세계 증시의 폭락세를 지켜본 투자자들이 던진 절망 섞인 한 마디다. 2·4분기(4∼6월) 잠시 회복세를 보이는 듯싶던 미국과 유럽 증시는 경기지표 악화 및 기업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3·4분기에 다시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이중 침체(Double Dip)’에 빠져들고 있다는 위기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사의 마이클 하트넷 이사는 “미국과 유럽에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자본주의의 근간인 금융시장이 심각한 마비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잔인한 여름’이 가도 ‘길고 추운 겨울’이 닥쳐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스닥 6년 만에 최저치〓뉴욕 증시는 3·4분기의 마지막날인 지난달 30일을 폭락장으로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2.3%(27.7포인트) 하락한 1,172.09로 장을 마쳐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4%(109.52포인트) 빠진 7,591.59를 기록해 4년 만에 최저치로 밀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5%(12.08포인트) 떨어진 815.29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따지면 다우지수와 S&P지수는 3·4분기에 18%씩 폭락해 1987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이 기간 중 나스닥지수도 20%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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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증시 상황은 참담했다. 9월 다우지수는 12%가 떨어져 9·11테러가 발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낙폭이 컸으며 1931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 증시의 낙폭은 더 컸다. 영국(4.75%) 프랑스(5.87%) 독일(5.61%) 등 주요 유럽 시장은 30일 일제히 폭락했다. 3·4분기 독일 증시의 하락폭은 무려 36%에 이르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