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운용하는 47개 공공기금의 내년 총 운용 규모가 159조7879억원으로 올해보다 10.4%(15조원) 늘어난다. 또 내년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금액이 올해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해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2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03년 기금운용계획안’을 확정,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내년 기금운용계획안은 처음으로 일반예산처럼 기획예산처가 각 부처의 계획안을 조정하고 국무회의에 올린 뒤 국회심사까지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정부 각 부처가 마련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친 뒤 확정됐다.
국민연금 등 기금의 수입이 대폭 늘어나는 반면 각종 사업비를 줄여 내년 기금수지는 11조4000억원의 흑자를 낸다는 목표다. 올해 기금수지 흑자 예상분 5조3000억원보다 6조1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 하락과 적립금 증가로 고용안정 보험료는 임금총액의 0.3%에서 0.15%로, 실업급여 보험료는 1.0%에서 0.9%로 각각 내리고 산재보험료는 9% 정도 낮아진다.
여유자금 운용 규모는 올해 43조8951억원보다 29.1%나 많은 56조6876억원으로 증가한다.
이 가운데 연기금에서 직접 주식을 사들이는 금액은 4조8652억원으로 올해보다 108.3% 많아진다. 또 각종 수익증권(펀드)에 편입돼 간접적으로 주식에 투자되는 규모도 1조원을 넘어 연기금에서 주식시장에 투입되는 자금은 모두 6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장승우(張丞玗)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 기금운용은 흑자기조 유지에 역점을 뒀다”며 “방만하게 사업을 확대하던 관행을 고치고 기금운용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