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슴이 찢어지고 막막한 심정이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2일 병풍(兵風)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한나라당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의원 지구당위원장 단체장 광역의원 부인 연찬회’에서 “병풍을 겪으면서 다시 태어났다”며 “TV에 나와 이상한 조작을 발표하면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김대업(金大業)이라는 사람에게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한씨가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면제를 위해 2000만원을 제공했다는 김대업씨의 의혹 제기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한씨는 그동안 이에 관해 가타부타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씨는 이날 “기도를 많이 했고, 주위의 많은 분들이 용기를 북돋워줘서 견딜 수 있었다. 병풍이 사실 자체가 조작된 것이기 때문에 거론할 필요도 없고 주위에서 말하지 말라고 권고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여러분을 보니까 어리광을 부리게 됐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또 “하늘이 두 쪽 나도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하고 만일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국민에 대한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천안〓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