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남미 신흥시장의 위기는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으며 이 지역의 금융위기가 일부 아시아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경상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미국정부의 통상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이날 ‘국제금융 조류의 변화와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남미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경제의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남미 국가들의 과다한 국가 채무와 적자 재정이 빨리 해소될 수 없는 데다 일부 주식 투자 펀드에서는 기록적인 자금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남미시장 불안으로 인해 다른 신흥시장까지 자금유입이 둔화되고 중국의 부상, 달러화 절하 등이 가세해 동남아 경제의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집약적 제품의 수출에서 중국과 경쟁관계인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장기적인 어려움에 빠졌으며 특히 외환보유액 감소, 외채 증가 등이 지속되고 있는 필리핀 등은 위기 가능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미국 정부가 경상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환율을 조정하는 것은 미국민의 고통을 유발하는 만큼 교역 상대국의 자발적 수출억제와 수입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8월 초 부활시킨 무역협정 촉진권(TPA)으로 미국 통상압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희갑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 의존도는 외환위기 이전에 25%였으나 작년 말에는 35%로 올라갔고 외국인의 상장사 주식보유 비중은 1998년 초 17%에서 이제는 37%로 상승했다”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