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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 다목적댐 전환 추진

입력 | 2002-10-03 18:52:00


정부가 금강산댐(임남댐)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한 평화의 댐에 수문을 신설해 다목적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건설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3일 북측이 금강산댐의 저수를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남측 북한강 수계의 물 부족과 기상이변에 따른 홍수 피해를 줄이는 다목적댐으로 평화의 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논의된 방안은 평화의 댐 본체에 뚫린 지름 10m 규모의 4개 도수로에 수문을 설치하고 물이 일정 수준으로 차오르면 흘러나갈 수 있도록 여수로(餘水路)를 건설하는 것.

수자원공사는 이를 위해 올 7월 삼안기술공사 한국종합엔지니어링 도화엔지니어링 등 3개사 컨소시엄에 ‘평화의 댐 2단계 증축공사’를 위한 설계 용역을 주면서 이 같은 방안을 포함, 설계하도록 지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최종 설계는 내년 9월 말에 나온다”며 “설계가 끝나봐야 정확한 사업 규모를 파악할 수 있겠지만 대략 수문과 여수로 설치비용으로 10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2단계 증축공사가 끝나는 2004년 말 이후 평화의 댐의 저수용량은 현재의 5억9000만t에서 26억3000만t으로 늘어난다.

건교부는 이에 대해 “평화의 댐에 수문과 여수로를 실제 설치할지 여부는 금강산댐과 관련한 남북 실무접촉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댐이 계획 규모(저수용량 26억2400만t)로 완공되면 남측 북한강 수계로 흘러드는 물은 연간 17억7000만t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건교부는 보고 있다. 이는 한강 전체에 흘러드는 물(180억t)의 10%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화천댐 등 북한강 수계 남측 댐의 전기 생산량이 감소하고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댐 주변의 수질 관리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금강산댐이 2000년 10월 담수를 시작한 뒤 2001년 한 해 동안 북한강 수계에 위치한 화천댐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 등 5개 댐의 발전량은 전년보다 평균 25% 정도 줄어들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