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남자 무제한급에서 4판을 내리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유도 최고수’임을 과시한 일본의 이노우에 고세이가 시상식에서 꽃다발을 흔들며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 아사히신문
이노우에 고세이(24·일본)에게 더 이상 적수는 없는가. 자신보다 30∼40㎏이나 무거운 선수들을 간단히 매트에 내다 꽂는 그의 모습을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노우에는 3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무제한급에서 1회전부터 결승까지 4판을 내리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우승해 특유의 괴력을 과시했다. 99년 버밍엄세계선수권 남자 100㎏급 우승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지난해 뮌헨세계선수권대회를 차례로 휩쓴 이 체급의 최강자.
이노우에는 ‘체급의 왕자’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지 전일본선수권대회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체급 구분 없이 누구나 출전해 단 1명의 우승자를 가리는 전일본선수권대회는 사실상 헤비급(100㎏ 이상급) 선수들의 독무대. 그러나 이노우에는 작년 대회 결승에서 헤비급 최강자인 시노하라를 제압했고 올해 다시 헤비급 1위 무네타를 꺾어 2연패를 이뤘다.
일본에서 더 이상 적수를 찾지 못하자 이노우에는 눈을 밖으로 돌렸다. 부산아시아경기를 첫 목표로 삼은 그는 자신의 체급을 스즈키 게이지에게 양보한 뒤 무제한급에 출전해 한판승 행진과 함께 간단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유도 남자대표팀의 전기영 트레이너는 “이노우에는 힘과 기술, 스피드 3박자를 고루 갖춰 아무리 덩치 큰 선수들과 맞붙어도 일단 공간을 확보한 뒤 단숨에 승부를 낸다”며 혀를 내둘렀다.
부산〓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