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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만리장성보다 높은 북한의 벽"

입력 | 2002-10-04 15:03:00


한국 여자탁구 최대의 적은 만리장성의 나라 중국이 아니었다.

지난 3일 아시안게임 여자 탁구 단체전 8강전은 1년 5개월 만에 벌어진 남북대결. 어려운 상대라고 예상했던 북한팀이긴 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너무나 무기력하게 무너져버렸다.

경기 스코어는 1-3으로 한 경기를 따내긴 했지만 한국팀의 에이스 류지혜가 북한의 김향미와 김현희에게 맥없이 물러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한 것.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서 한국은 최근 북한과의 전적에서 7연패의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한국 여자탁구는 70년대 이에리사와 정현숙이라는 걸출한 선수들을 보유, 73년 유고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과 일본을 잇따라 물리치고 한국 구기사상 최초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루며 여자탁구의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

이어 양영자가 이-정 콤비의 뒤를 이어 82년 스웨덴 오픈과 뉴델리 아시안게임까지 북한과의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면서 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전력이 약화된 한국은 80년대 중반 3차례의 남북대결에서 모두 패하며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80년대 후반 위기에 빠진 한국 여자탁구를 구해줄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으니 그가 바로 피노키오 현정화. 현정화가 가세한 여자탁구는 4연승 가도를 달리며 상대적적에서 다시 8승 4패의 우세를 유지.

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 단일팀으로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이후 최근까지 한 번의 승리도 기록하지 못했던 것.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맞붙었지만 결국 이번에도 북한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한국 여자 탁구가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 징크스를 깨뜨리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