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서평으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뉴욕타임즈 ‘북 리뷰’ 섹션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는 줄리 저스트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북리뷰 섹션은 이 신문 섹션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전체 스태프만 18명, 편집자 9명으로 책을 검토하고 기사를 쓰는 데 무려 8주를 할애한다는 제작 여건을 듣고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인력은 비교할 것도 못 되거니와 속보성을 강조하는 한국 언론 여건상, 8주라는 호흡은 감히 엄두가 나지 못하는 상황이니까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녀의 대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뷰를 읽고, 그 책을 사서 읽고 싶은 생각이 나게 하는 것이다. 파티에서 책을 다 읽은 것처럼 떠들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말도 있다. 궁극적으로 책을 사고 읽게 만들어야 하지만 우선은 독자에게 대화 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크다.”
저도 그녀와 똑같은 생각입니다. 출판 서평에 책 소개가 나간 뒤 책이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뿌듯한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기쁠 때는 “서평만 읽어도 책 한 권 다 읽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입니다.
어떤 책은 내용을 단순히 요약해주는 것만으로도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부가 가치를 더해야 빛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1면에 소개된 ‘부자의…’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보는 사람에 따라 요즘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재테크 책이나 성공 스토리처럼 비쳐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자의 문화’라는 코드로 읽어 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생각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