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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수출 중국 약진, 한국은 제자리

입력 | 2002-10-06 14:42:00


미국 수출시장에서 한국은 지난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중국은 한국을 훌쩍 뛰어넘어 일본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KOTRA가 6일 내놓은 '미국시장에서의 한·중·일 경합관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93∼2001년의 10년간 중국의 연 평균 대미(對美) 수출증가율은 16.8%로, 한국의 9.6%에 비해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연평균 대미 수출증가율은 3.3%로 이 기간중 미국의 수입증가율(9%)에 비해서도 크게 못미쳤다.

10년 동안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추이는 △중국 5.4%→9.0% △한국 3.0%→3.1% △일본 18.5%→11.1%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은 한국 전체 수출의 20.7%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 미국 수입시장에서 일본과 중국한국은 각각 3,4,7위에 이르는 주요 대미 수출국가다.

KOTRA 엄성필 해외조사팀장은 "중국의 미국 수출시장 약진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상품 품목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품목수는 1078개로, 한국(932개)과 일본(1058개)보다 많았다. 수출품목수는 중국이 지난 10년간 117개, 한국이 92개 증가했으며 일본은 오히려 2개 감소했다.

3대 수출품목이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과 일본이 각각 73.0%, 74.2%인데 비해 중국은 44.6%에 그쳤다. 그만큼 중국이 다양한 품목을 골고루 수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 품목수도 중국은 지난 10년동안 67개에서 147개로 80개나 늘어났다. 한국은 12개에서 13개로 1개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일본은 174개에서 92개로 82개 감소했다.

중국의 주력 수출품목은 신발 완구 등 단순 경공업제품에서 컴퓨터 전자응용기기부품,무선통신기기 등 이른바 기술제품으로 고도화하는 등 구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의 대미 수출품목중 중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품목은 178개, 일본과는 157개로 중국의 약진으로 중국과의 경합이 더욱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품목도 전기 전자, 기계류 등 기술력이 필요한 품목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KOTRA 엄성필 팀장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중국과 맞서기 위해선 그동안의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첨단기술 품목 위주로 수출상품을 늘리는 한편 고부가가치화, 브랜드화, 적극적인 수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