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소송에 앞서 반드시 조정을 거치도록 하는 조정전치주의가 도입되고 의사의 경미한 과실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안이 확정됐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의료제도발전특별위원회는 최근 산하 의료정책전문위원회를 열고 9월 나온 의료분쟁조정법 시안의 일부를 고쳐 확정짓고 10일 특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전문위는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국가가 피해자에게 최소한으로 보상해 의료분쟁 발생을 예방하자는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보상재원은 정부와 건강보험공단, 의료공급자, 약화사고피해구제기금에서 공동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당초 시안에서는 국가가 예산에서 최고 2000만원의 보상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도록 했었다.
전문위는 또 시안의 주요 쟁점항목이었던 조정전치주의에 대해 의료사고 피해자의 권리를 빨리 구제하고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만들어 분쟁에 따르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적 조정전치주의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문위는 의료행위의 공익적 측면을 고려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낮은 경미한 과실에 한정해 형법을 최소한으로 적용하는 의사의 형사처벌특례조항을 도입하는데 원칙적으로 찬성했다.
이밖에 전문위는 의사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사고를 당한 환자가 신속하게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의료배상공제조합과 의료배상책임보험제도 도입에는 이견 없이 찬성했다.
의료제도발전특위는 본회의에서 법안이 의결되는 대로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의료분쟁조정법은 1995년과 97년에 각각 정부 및 의원입법으로 추진됐으나 처벌특례 조항을 놓고 부처간 의견이 맞지 않아 처리되지 못했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