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못생긴 건 용서해도 뚱뚱한 건 용서가 안 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길고 날씬한 다리는 여성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다리가 아무리 예뻐도 혈관이 울퉁불퉁 나와 있다면 큰 고민거리. 푸르거나 검붉은 색의 혈관이 피부에 지렁이 같이 튀어 나와 있는 것을 정맥류라고 하는데 정맥류 환자는 ‘치마 한 번 입어 보는 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항상 그 부위를 가려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정맥류는 유전이나 호르몬, 직업 때문에 생긴다. 5700명의 환자를 조사해보니 가족 중 정맥류 환자가 있는 사람이 30% 이상이었다. 남성보다 성호르몬 변화가 많은 여성에게 3.7배 많이 발생하며 직업적으로는 미용사나 약사, 교사 등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에 많다. 그 밖에 비만과 임신, 간 경화나 심장병 등도 정맥류를 부르는 원인이다.
이런 요인들로 정맥에 있는 판막이 손상되면 심장으로 돌아가야 할 피가 가지 못하고 거꾸로 아래로 쏠리게 되고 다리 정맥의 혈압이 높아져 정맥이 불거져 나오게 되는 것. 방치하면 정맥류 자체가 심해질뿐더러 무릎 관절 통증 및 허리 디스크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필요하다.
정맥류 치료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보존요법으로 적당한 운동과 휴식,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나 효과는 별로 없다. 둘째는 주사로 치료하는 혈관 경화 요법이고, 셋째는 수술요법이다. 최근에는 레이저와 초음파, 고주파를 이용한 치료법도 선보이고 있다.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치료효과가 적고 재발률이 높아 최근에는 각 치료법의 장점만을 이용한 복합 치료요법을 시행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입원해 복잡한 검사를 거친 뒤 전신마취로 수술했지만 지금은 입원하지 않고 당일에 진단하고 당일에 치료하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서있지 말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너무 조이는 옷을 피해야 한다. 수시로 다리를 들어올려 주고 구부리거나 돌려 주는 운동을 하면 좋다.
심영기 에스케이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