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19년 만에 9,000선이 무너졌다. 최고의 호황을 누리던 80년대를 생각하면 요즘 일본 증시 하락세는 너무 비참하다.
80년대 일본 증시는 매년 거의 30%씩 성장했다. 49년 100으로 시작한 닛케이 평균주가는 89년 39,000까지 올랐다. 지금은 지수가 9,000에도 못 미치지만 89년 1년 동안 오른 지수만도 무려 9,000포인트였다.
87년 110만엔에 상장된 일본 전신전화회사(NTT) 주가는 89년에는 무려 300만엔대까지 올랐다. 당시 NTT 시가총액이 독일 증시 전체 시가총액보다 컸다.
노무라 다이와 니코 야마이치 등 ‘사천왕(四天王)’으로 불리던 4대 증권사의 위력도 대단했다. 특히 노무라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듯해서 노무라가 “특정 종목이 오른다”고 하면 반드시 그 회사 주가는 올라야만 했다. 오죽하면 “노무라가 명령하고 국민은 복종한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그러나 13년 전에 비해 지수가 4분의 1이 된 요즘 “아직도 주가가 고평가됐다”라는 푸념이 나온다. 주가 거품은 이래서 무섭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