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난의 아성은 여전히 철옹성’.
중국 여자 탁구의 간판 왕난(24·세계 랭킹 1위·사진)은 부산아시아경기에 출전한 세계적 스타중 단연 으뜸. 98년 방콕대회 전관왕(단식,복식,혼합 복식,단체전)에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 2관왕(단식 복식), 지난해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에선 2관왕(단식 복식)을 차지하며 덩야핑의 뒤를 이어 ‘탁구의 마녀’란 칭호를 물려 받았다.
왕난은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북한의 김향미에게 0-3으로 참패한뒤 김현희에게도 1-3으로 역전패하며 북한에게 금메달을 넘겨줬기 때문. 그러다 보니 왕난이 한물 갔다는 평가와 함게 단식에서도 왕난의 우승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판이다.
과연 그럴까. 국내 탁구인들은 여전히 왕난을 세계 최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부진은 부상 휴유증이라는 분석이다. 왕난은 허리부상으로 올 8월의 싱가포르여자월드컵에 불참했었다.
혼합복식 8강전이 열린 6일 왕난은 일찌감치 울산 동천체육관 보조경기장에 나타나 남자 세계 랭킹 1위 왕리친과 호흡을 맞췄다. 왕난의 훈련 모습을 지켜본 한국 여자대표팀 현정화 코치는 “경기방식이 11점제로 바뀐뒤 강자일수록 처음에 리드를 못하면 흔들려 어이없이 지는 일이 많은데 왕난이 그런 경우”라며 “그러나 기술 면에서 세계최강이기 때문에 곧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남자대표팀의 강문수 감독도 “북한과의 단체전 때 왕난의 플레이는 부상 휴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면서도 “파워 실린 백핸드 드라이버나 상대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으면서 끈질긴 랠리로 찬스를 만들어 가는 면에서 왕난을 꺾을 선수는 아직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울산〓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