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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켈리특사 방북결산]"후속회담 일정도 못잡다니" 정부 당혹

입력 | 2002-10-06 18:35:00


정부는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의 방북 결과 성명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한 당국자가 6일 익명을 전제로 별다른 평가 없이 “북-미 양측이 대화를 통해 대량살상무기(WMD)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짤막하게 말했을 뿐이다.

켈리 특사가 방북 직전 서울에서 “이번 회담은 실무방문(working visit)이기 때문에 돌파구(breakthrough)는 없을 것”이라고 미리 선을 그어놓긴 했지만 우리 정부는 북-미가 직접 마주 앉으면 뭔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경제개혁과 북-일 정상회담, 그리고 신의주 특구 등 극적인 변화 의지를 연이어 보여주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일 정상회담 때처럼 ‘빅딜’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북한이 뭔가 승부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켈리 특사의 성명에는 우리 정부가 당초 희망했던 ‘김 위원장의 선물’이 들어있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들은 특히 북-미 양측이 후속회담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데 대해 적지 않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일단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을 통해 다음 회담을 준비해나간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햇볕정책의 성공적 마무리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