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산AG]야구-농구-배구 “일본은 없다” 3중주

입력 | 2002-10-06 22:17:00


《“대∼한민국.” 야구와 농구, 배구장에서 승리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이들 3개 종목의 한일대결은 영원한 라이벌전. 한국은 6일 맞붙은 3종목의 대결에서 모두 이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을 들뜨게 했다. 비로 경기가 1시간 남짓 지연되는 속에서도 2만5000여 관중이 몰려든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는 한국이 장쾌한 홈런포를 앞세워 일본에 대승을 거뒀고 5500석의 입장권이 매진된 부산 금정체육관에서도 여자농구팀이 화끈한 승전보를 엮어냈다. 또 5000여명이 몰린 기장체육관에서는 여자배구팀이 전통의 강호 일본을 무너뜨리며 금메달 고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예선리그 한국-일본전에서 한국의 홍성흔(오른쪽)이 4회 2사후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부산〓특별취재반

▼야구, 송진우 5회까지 노히트 노런

새벽부터 내린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도(球都)’ 부산의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드림팀 야구의 묘미를 만끽했다.

6일 한국과 일본의 야구 예선 풀리그 최종전. 입장권은 이미 며칠 전 동이 났을 만큼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이번 대회 들어 개회식을 제외한 종목 경기로는 최다 관중. 90년대 중반 들어 프로야구 롯데의 부진으로 자취를 감췄던 암표상들이 근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눈길.

아무리 한국 드림팀과 일본 ‘프로 1.5군팀’의 경기라지만 승부는 예상보다 싱겁게 끝이 났다. 한국의 9-0 승리.

일본은 결승에 대비한 듯 프로가 아닌 사회인팀 도시바 소속의 사이드암 스로 투수 셈바를 선발로 냈고 한국의 좌타 3인방 장성호 이승엽 이병규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말 장성호의 오른쪽 안타와 이승엽의 볼넷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박재홍의 우익선상 2루타로 1점을 얻는 데 그쳤던 한국은 3회 들어 눈 깜짝할 새에 6점을 보태며 승기를 잡았다. 역시 장성호 이승엽의 연속 안타로 물꼬를 튼 한국은 김동주의 적시타부터 박진만의 2타점 2루타에 이르기까지 3회에만 6안타를 몰아치며 일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이어 한국은 4회 김동주가 이번 대회 들어 한국의 첫 홈런인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려 쐐기를 밖았다.

마운드에선 36세 노장 송진우의 역투가 빛났다. 송진우는 5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은 채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1볼넷 노히트노런 행진을 펼쳐 새로운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지난 월드컵 때 선보였던 초대형 태극기가 관중석을 장식했고 ‘울트라 닛폰’ 응원단도 1루 외야석에 등장했다.

부산〓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女농구, 화끈한 공격 21점차 완승

‘내가 먼저.’‘해결사’김영옥(오른쪽)이 일본 선수보다 한발 앞서 루스 볼을 따내고 있다. 김영옥은 이날 3쿼터 종료 직전 역전 3점포를 성공시키는 등 20득점을 올리며 주포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부산〓특별취재반

지난달 열린 2002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4강 위업을 달성한 한국여자농구에 랭킹 13위 일본은 적수가 아니었다.

한국은 6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93-72, 21점차 대승을 거뒀다. 그것도 팬 서비스로 미리 준비한 ‘깜짝쇼’를 보여주듯 막판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완승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예선전 3전 전승을 기록.

한국팀은 일본 슈터 오카자토 아케미에게 3점슛 4방을 내주며 2쿼터 한때 26-36까지 뒤졌다. 뒤집기는 수비에서 시작됐다. 시소를 거듭하던 3쿼터 막판 일본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기만 하면 협력수비로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24초 바이얼레이션을 유도한 작전이 주효한 것. 3쿼터 종료 직전 터진 김영옥의 점프슛과 역전 3점포는 한국의 대승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4쿼터는 한국팀의 독무대. 21득점에 내준 점수는 단 3점, 그것도 야투가 아닌 자유투로만 내준 점수였다. 경기종료 18초 전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 정선민(23득점)과 김영옥(20득점)의 ‘노룩 패스’에 이은 중거리슛. 한국 선수들은 그만큼 여유가 넘쳤다.

한국은 7일 우즈베키스탄전에 이어 9일 결승전 ‘예행연습’이나 다름없는 중국전을 갖는다.

부산〓전 창기자 jeon@donga.com

▼女배구, 정대영-장소연 11블로킹

한국 여자배구 선수들이 6일 열린 일본전에서 3-0의 완승을 이끌어낸 뒤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부산〓특별취재반

한국 여자배구가 일본을 완파하고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6일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여자 A조 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 차원 높은 조직력을 선보이며 3-0(25-19, 25-20, 25-22)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3연승을 달리며 결승 진출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결승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일본을 맞아 한국은 초반부터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했다. 한국은 강혜미의 정확한 토스를 받은 구민정(12점)과 장소연(8점, 4블로킹)이 이동공격과 속공을 잇달아 터뜨렸다.

또 정대영(7블로킹)과 장소연은 무려 11블로킹을 합작하며 일본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5000여 관중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1, 2세트를 내리 따낸 한국은 마지막 3세트 23-19에서 상대 다카하시 미유키의 강서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내리 3점을 내줬으나 구민정이 고공 강타를 잇달아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부산〓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