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음료 업계의 화두는 단연 ‘건강’과 ‘홍삼’이다. 최근 건강을 내세운 식음료가 인기를 끌자 음료 업체들이 건강의 대명사인 ‘홍삼’을 이용한 음료를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
동원F&B는 1월 대중화된 홍삼 음료인 ‘상쾌한아침 홍삼’을 내놓았다. 일반 음료처럼 1.5ℓ 용량의 제품까지 선보여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을 거뒀다.
이어 건영식품이 4월 ‘가양 홍삼농장’, 롯데칠성음료가 6월 ‘홍삼’ 등 홍삼 음료를 잇달아 선보였다. 해태음료도 9월 ‘몸에 좋은 홍삼대추’ ‘몸에 좋은 홍삼’ 등을 내놓고 홍삼 음료 시장에 뛰어 들었다.
롯데햄우유는 9월 최근 홍삼 음료의 인기에 힘입어 국산 홍삼 농축액이 0.15% 함유된 ‘홍삼우유’(700원)까지 선보였다.
음료 업계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였던 홍삼 드링크 시장이 올해 홍삼 음료가 가세하면서 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삼 음료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7년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내놓은 드링크제 ‘홍삼원’이 홍삼 음료의 ‘효시(嚆矢)’. 90년대 들어 제일제당의 ‘홍삼원캔’, 진로종합식품의 ‘고려인삼드링크’, 고제의 ‘홍삼플러스’ 등 28개 업체가 홍삼음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홍삼의 효능을 지나치게 앞세운 나머지 성인용 건강 드링크제로 인식돼 대중화에 실패했다.
또 98년에는 담배인삼공사가 홍삼을 이용한 이온음료 ‘홍삼 스피드’, 홍삼 탄산음료 ‘스포멕스’, 어린이 음료 ‘홍삼 키커’ 등을 내놨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인삼 거래로 성공한 조선의 거상(巨商) 임상옥의 일대기를 그린 TV드라마 ‘상도’가 인기를 끌면서 홍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또 최근 건강 식음료의 인기도 홍삼 음료의 부활을 거들었다. 여기에 음료 업체들이 일반 음료처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홍삼 음료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홍삼 음료 시장이 형성된 것.
홍삼 음료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음료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97년 ‘홍삼 대추’ 병제품을 선보였던 해태음료는 올해는 홍삼의 쓴맛을 줄여 겨울 온장고용 음료 시장을 공략할 계획.
동원F&B 홍보팀 서정동 과장은 “월드컵 기간 중에 외국인들에게 홍삼 음료의 인기가 높았다”며 “홍삼 특유의 맛을 살려 경쟁 업체와 차별화하고 외국 수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