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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부항만 폐쇄 2주째]항공기이용 수출 국내업계 피해커

입력 | 2002-10-07 18:10:00


미국 서부 연안 항만 폐쇄 및 근로자 파업이 2주일째로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운송요금이 선박보다 최소 10배 이상 비싼 항공기를 이용해 운송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7일 해양수산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미 서부 연안 29개 항구 폐쇄로 선적 및 하역작업을 못하고 대기중인 한국 해운사 선박은 정기선 16척과 부정기선 9척 등 25척에 이른다. 현대상선이 하역하지 못하는 자동차만도 1만여대에 달하고 있다.

이우원(李愚元) 하주(荷主)협의회 국장은 “자동차 부품과 화학제품, 모니터 등 일부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10여개 업체들이 항공기를 통해 운송을 시작했다”며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의 항공운송요금이 선박에 비해 16.5배에 이르지만 ‘출혈 수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지난주 미 서부 항구 폐쇄에 따른 피해가 하루 약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나 항공운송에 따른 비용증가 등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해양부는 미국 서부 항구가 묶이면서 국내 항구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단계별 비상대책을 마련중이다. 이번 주말까지도 미 서부 항구 폐쇄가 계속되면 부산과 광양항 인근 부지에 컨테이너화물을 쌓아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충격은 한국 외에 다른 아시아 국가로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엔진 등 각종 부품이 일본에서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캘리포니아에서 제너럴모터스(GM)과 함께 운영 중인 공장을 지난주에 돌리지 못했다.

마쓰시타전기는 전자오븐과 TV 등을 실은 컨테이너 120개를 서부항만에 하역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파키스탄 홍콩 등도 피해를 보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항구가 폐쇄된 후 미 연방정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용자측인 태평양해운협회(PMA)와 서부항만노조(ILWU) 대표들을 불러 타협을 시도했다. 그러나 하와이와 알래스카 하역작업 및 군수물자 일부만 하역 재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정부 직권의 조정명령권을 통해 냉각기간에 80일간의 정상조업하도록 하는 ‘태프트 하틀리법’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