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부인 조남숙 여사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가 7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하고 대권 레이스에 가세함으로써 12월 대선구도는 다자(多者)구도로 전개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이미 뛰고 있는 주자대열에 이 전 총리까지 합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이제부터 대선주자간 합종연횡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 이 전 총리는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민주당 내의 비노(非盧)-반노(反盧) 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 참여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통합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 후보직을 확보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후발주자로서 대중적 지지도가 약한 데다 스스로도 인정하듯, ‘필마단기(匹馬單騎)’의 입장인 그로서는 통합신당 참여를 통한 조직 및 지지기반의 확보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따라서 이 전 총리의 대권 꿈이 실현될지는 전적으로 통합신당 성사여부와 통합신당에서의 대선후보 경선 향방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기보다는 ‘외생변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통합신당의 성사 여부 자체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 내 비노-반노 진영 의원들이 추진 중인 통합신당에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참여할지가 미지수인 데다 노무현 후보진영이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어 어떤 경우에도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백지(白紙)신당’의 창당은 물 건너간 듯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록 통합신당이 결성되더라도 그에게는 후보 경선이라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이 전 총리는 통합신당 창당이 여의치 않으면 독자적으로 신당을 창당해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것도 간단한 과제가 아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데 이어 지난해 DJP공조 파기과정에서 자민련 복귀를 거부하는 바람에 그의 정치권 내 지지세력은 10여명 안팎의 원외 인사로 크게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그의 두 번째 대권 도전의 성사 여부는 정치권 지각변동의 틈새에서 어떻게 합종연횡의 균형점 위에 올라설 수 있느냐에 달린 것 같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출정식 이모저모▼
이한동 전 총리의 대선출마 선언식에는 3000여명의 지지자가 모여들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는 현역 의원 23명이 참석했는데, 대부분이 민주당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이었다.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부회장인 최명헌(崔明憲) 의원과 장태완(張泰玩) 의원은 맨 앞줄에 앉았고, 충청지역의 전용학(田溶鶴) 송영진(宋榮珍) 의원과 인천-경기 지역의 강성구(姜成求), 박상규(朴尙奎) 박병윤(朴炳潤) 이희규(李熙圭) 김윤식(金允式) 의원도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다.
이윤수(李允洙) 장재식(張在植) 곽치영(郭治榮) 조재환(趙在煥) 최선영(崔善榮) 장성원(張誠源) 설송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