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의 레이먼드 데이비스 2세(88)와 리카르도 지아코니(71), 일본의 고시바 마사토시(76) 박사 등 3명의 천체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8일 “이들은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와 X선을 처음으로 관측해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창문을 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천체물리학자들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가시광선만을 이용해 우주를 관측했으나, 이들이 X선과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데 성공하면서 태양 내부구조와 초신성 폭발, 블랙홀 등 우주의 수수께끼를 연구하는 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중성미자는 소립자의 하나로 빅뱅이나 태양의 핵반응에서 나온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인 데이비스 박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성미자를 관측했다. 화학자였던 그는 1970년대 한 광산의 깊은 갱도에 염소세제 615t을 가득 채운 탱크를 설치해 태양에서 날아온 뉴트리노를 찾는 데 성공했다.
도쿄대 교수인 고시바 박사는 일본 입자물리학계의 대부다. 데이비스 박사의 실험을 본 고시바 박사는 1987년 5000t 규모의 물탱크를 땅속 깊이 설치해 뉴트리노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김수봉 교수가 한때 고시바 박사와 함께 연구를 했다.
미국 대학연합회에 있는 지아코니 박사는 김정욱(金正旭) 고등과학원장과 함께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교수 생활을 같이 했으며, 둘은 매우 친한 사이다. 허블망원경연구소 초대소장을 지낸 지아코니 박사는 1960년대 처음으로 X선 망원경을 만들었다.
시상식은 다음달 10일 열릴 예정이며, 세 사람은 1000만크로나(약 14억원)의 상금을 나눠 받는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