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태생의 금융가이며 자선사업가인 조지 소로스는 8일 미국 행정부 내 '카우보이들'이 대(對)이라크 정책을 국제사회에 거스르는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소로스는 이날 앤소니 기든스 런던정경대학 학장과 가진 공개 대담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선제 군사행동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특히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결의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부시의 이같은 독트린은 매우 위험스러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신성불가침의 미국 주권이 있는 것처럼 다른 누구에게나 그같은 주권이 있다"면서 "나는 미국민이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믿지 않으며 우리는 합법적인 태도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상대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영국 집권 노동당의 핵심 고문인 기든스 학장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불과 25%의 미국민만이 이라크에 대한 일방적인 행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유럽과 비슷한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소로스씨는 또 미국은 이라크 정권에 대한 행동을 일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제 협력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행정부의 온건파들이 군사행동을 가장 강력히 지지하는 강경파들을 제어할 것이라는 희망을 표명하면서 "미국 행정부 내에 카우보이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온건파들이 강경파를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